※ 소설 에필로그 이후. 켄자키 시점입니다.
소설 스포가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우리가 만나는 그 해변에서 하지메가 나한테 부탁했다.
"켄자키, 같이 살자."
우리는 서로 만나면 안되는 존재. 그러나 수백년 전, 통제자가 사라진 이후 우리는 1년에 단 한 번, 이렇게 만날 수 있었다. 완전히 못 만나던 이전의 상황보다는 나아진 편이었다.
"지금도 떠돌아다니고 있는거 같은데, 그런 생활은 그만두고 같이 사는 게 어때? 통제자도 이미 없고.."
"괜찮아. 떠돌이 생활은 이미 익숙해. 몇 백년을 돌아다녔는걸.."
"그래도, 외롭지 않나."
"...."
그래, 사실은 많이 외로웠다. 수백년을 홀로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들을 구했지만, 외로움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 생활을 계속 하는건...
"미안,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건... 못할 거 같아."
"그렇다면, 둘만 같이 살면 되잖아."
하지메가 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사람들과 같이 지내지 못하겠다면, 우리 둘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면 되는거 아닌가."
그러고는 나의 손을 꽉잡고 어디론가 향한다.
도시와는 많이 떨어진 어느 조용한 전원풍경이 펼쳐진 곳에 하지메는 살고 있었다. 마치 시라이농장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 오랜만에 보는 듯한 풍경이 있었다.
"이런 곳이 아직도 남아있었구나.."
오랜만에 보는 2층짜리 나무집이다. 그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런 집이 남아있었다는 것에 놀랍고도 그리운 감정들이 교차한다.
"근데.. 여기서 살아도 되는거야?"
"네가 걱정했던만큼 사람들이 자주 오지는 않으니까.. 방은 현관 들어서면 왼쪽에 있다. 들어가서 푹 쉬어. 점심 때가 되면 부르지."
만난 건 밤인데 어느새 날이 밝아있다. 9시. 점심 먹을 때까지는 약 3시간...
방은 칙칙하지만 아늑했다. 하지메의 성격이 드러나는 듯하다. 바로 보이는 벽 쪽에는 푹신해 보이는 큰 침대가 보인다.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방을 천천히 훑어본다. 혼자 쓰기에는 큰 방, 둘이 써야 충분해 보이는 방이었다.
이렇게 큰 방에서, 큰 집에서 날 만나는 날을 기다렸던걸까. 혼자서...
여기서, 이제 하지메랑 같이 사는건가. 그래도 되는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졸음이 몰려온다. 그 곳에서 여기까지 온 탓에 피곤한 것도 있고.
침대에 바로 누웠다.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렇게 포근한 잠자리에 누운게 얼마만이었더라?
나의 잠자리는 딱딱한 돌 위, 차가운 모래밭.. 그런 곳이었다. 그곳에서 겨우 잠들었고, 자더라도 한두시간을 채 넘기지 않았다. 언데드로 변한 이후 자지 않아도 되었지만, 인간일 적 버릇이 있던지라 가끔 잤던거지, 사실 한 달 이상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늘은, 피곤하다. 오랜만에 눕는 이 잠자리에서 잠을 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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