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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자키 카즈마&아이카와 하지메] 사진

※ 편지, 밤하늘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 소설&드씨설정 있습니다.




어느 오피스텔 한 구석에 하지메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메는 그 곳에서 새 사진집에 넣을 사진을 편집하고 있었다.
마사키 켄이치의 네번째 사진집. 켄자키를 그리워해 지었던 예명.
사진을 정리하던 중, 하지메는 사막 속 작은 마을의 사진에서 멈췄다.


그 때의 일로 인해, 하지메는 빨리 떠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자신 때문에 켄자키가 알아차리지 못한 조커의 본능이 깨어난 걸지도 모른다.
그 일로부터 이틀 뒤, 하지메는 그 마을을 떠나기로 했다.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켄자키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으니.
여관을 떠난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는데, 켄자키는 로비에서 하지메를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좀 더 있다 가셔도 되는데.."
"아닙니다. 사진도 많이 찍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추억들을 새겼으니.."
"마사키 씨를 보내기가 싫어요.. 왜인지,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이라.."
"다음에 또 들르겠습니다. 그 때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군요."
하지메는 촬영장비와 짐을 들고 문을 나섰다.
 
켄자키, 안녕. 나는 다시 이 곳에 오지 못할 거 같아.






그 때, 뒤에서 하지메를 부르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렸다.
마사키 켄이치가 아닌, 아이카와 하지메를 부르는 소리가.


하지메..

하지메.


그리고는, 뒤에서 하지메를 꼭 안았다.

"하지메."

하지메는 몸이 굳어버렸다. 계속 잊고 있길 바랬는데. 그 때 네가 말했던 것처럼 우린 만나면 안됐는데. 그래서 나는 지금이라도 떠나려고 한건데.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메..."

하지메는 뒤를 돌아볼 수 없었고 켄자키는 그저 끌어안고 흐느낄 뿐이었다.

"...같이 가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같이 있을 수 없잖아. 켄자키는 그대로 계속 있었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더 이렇게 있고 싶어.."



그렇게 긴 시간을 서 있었다.



사진집에 넣을 사진을 정리한 하지메는, 남아있는 사진들 중에 몇 장을 따로 정리했다. 그 때 찍었던 켄자키의 웃음. 행복해보이던 미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찍었던, 여관 앞에서 함께 찍었던 사진.
함께 찍은 사진을 누군가의 메일로 보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인화해 수첩에 끼워두었다. 절대로 너를 잊지 않도록, 네가 나를 잊지 않도록.

이 사진이 빛바래고 파일이 죽는다해도 서로를 잊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