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켄자키 카즈마 & 아이카와 하지메 논커플링
※ 드라마 CD 이후, 소설 프롤로그 이전의 이야기 - 스포 있습니다.
아이카와 하지메 앞으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마사키 켄이치 씨.
저는 마사키 씨의 사진집을 애독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마사키 씨의 사진은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저는 처음보는 곳이지만, 마치 낯이 익은 듯합니다.
어디서 오는 지 모를 그리움들이, 사진에서 느껴집니다.
마사키 씨의 사진에는 그런 신비로운 힘이 있는 듯 합니다.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들입니다.
앞으로도 마사키 씨의 작품을 기대하며...
하지메는 애독자의 메일을 읽고는, 닫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발신인을 보게 되었을 때, 하지메는 그 곳에 눈을 멈추었다.
켄자키 카즈마.
켄자키가 보낸 메일이다. 수십 년 전, 세계를 멸망에서 구해내고, 자신을 구하고 사라진 친우.
더 이상 만날 일도, 스칠 일도 없을 거라던, 전화로는 한숨만 내쉬던 켄자키에게 메일이 온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하지메는 답장을 보내기 위해 메일을 다시 읽어본다.
켄자키의 메일이 이상하다. 켄자키라면 저에게 존댓말을 할 리가 없다. 마사키 켄이치가 하지메란 걸 모른다면 그럴 수도 있다지만, 켄자키라면 예명을 보고도 알아챌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걸까.
하지메는 여러가지 생각을 접고 답장을 보낸다.
켄자키 카즈마 씨.
저의 사진집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사진들은 제가 그리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의 사진에서 그리움을, 친근함을 느끼셨다니 저도 참 기쁩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진으로,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마사키 켄이치.
그리고 며칠 뒤, 켄자키에게 답장이 왔다.
마사키 켄이치 씨.
마사키 씨의 사진에 그런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제가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 당연한 거였군요.
그러고보니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신다고 들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있는 곳으로 초대해도 될까요?
제가 있는 곳은 사막이지만 낮에는 활기차고 밤에는 하늘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주소를 첨부하니 괜찮으시다면 와주셨으면 합니다.
켄자키 카즈마.
하지메에게 여러 감정과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켄자키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행복이, 켄자키를 만나도 될까하는 걱정과 교차한다.
켄자키가 나인걸 모르는걸까, 아니면 진짜로 만나고 싶어하는걸까.
무슨 일이 있는걸까.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한가득이다.
너를 다시 만나게 되는구나. 켄자키.
그리웠던 너의 얼굴. 다시 보는구나.
그렇지만.. 괜찮을까? 너를 만나는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하지메는 짐을 챙긴다.
켄자키의 메일에 같이 적혀있던 주소로 왔다.
사막의 초입, 누런 벽과 붉은 벽돌의 조화가 인상적인 건물들 밑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활기가 느껴지는 시장 사이에서, 하지메는 작은 여관으로 들어갔다.
작은 여관임에도 불구하고, 1층 로비는 갖출 건 다 갖춘 곳이었다. 그 곳 한 켠에, 한 남자가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켄자키였다.
"켄자키.."
하지메가 부르는 소리에, 켄자키가 하지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얼굴이 남아있구나, 너는.
"아.. 마사키 켄이치 씨..신가요?"
켄자키의 첫 마디는, 하지메를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메의 예명. 마사키 켄이치. 그의 첫 마디에 하지메가 잠깐 멈춰있자 켄자키는 인사를 한다.
"처음뵙겠습니다. 켄자키 카즈마라고 합니다."
켄자키의 기억에는 내가 없는걸까. 하지메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켄자키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자신을 처음본다는 그에게 이전의 기억을 깨우는게 옳은 일일까.
"마사키 씨..?"
켄자키가 저를 부르는 소리에 하지메는 정신을 차렸다.
"..아, 네."
"혹시 피곤하신건가요? 괜찮으시다면 잠시 쉬었다가 움직여도 될까요?"
"아.. 아닙니다."
"아, 그럼 다행이네요! 사실 마사키 씨를 만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어요. 그럼 근처 카페로 가서 얘기를 나눌까요?"
켄자키는 하지메를 데리고 여관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 규모는 작지만 둘만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충분히 조용했다.
켄자키는 오렌지주스를, 하지메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키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사키 씨가 정말 와주실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켄자키가 활짝 웃으며 하지메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메는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오시면서 보셨다시피.. 이 곳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곳이에요. 여러 작가분들이 와서 찍고 가시길래.. 마사키 씨도 꼭 오셨으면 해서..."
켄자키가 머쓱해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켄자키씨. ...그런데 켄자키씨는 여기는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하지메가 제일 묻고 싶었던 말이었다. 켄자키, 너는 그동안 어떻게 지낸거지? 어디서 무엇을 한 거야? 켄자키의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그러나 켄자키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아.. 그게... 사실은, 저 여기에 온 이유를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여관 주인 분 말로는, 제가 매우 지쳐있는 상태에서 여기에 왔다고 하는데, 한 달 정도 되었다고 하시네요.. 이름도 몰랐다고 하고..."
처음에 켄자키를 불렀을 때 자신을 처음보는 듯한 얼굴을 한 것도 그 때문인가. 왜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켄자키를, 하지메는 슬픈 얼굴로 바라보았다.
"앗.. 마사키 씨.. 괜찮으신가요? 무슨 안좋은..."
"...아니.. 아닙니다. 당신을 보고, 잠깐 오래 전 친구의 일이 기억나서.."
"오래 전 친구요..?"
"당신처럼, 사람들에게 친절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래전, 저를 위해 떠나고 지금도 못 만나고 있어요..."
"좋은 친구를 두셨었군요. 저도 친구가 있었던 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저랑 함께 지냈던 거 같은데.."
그런데 말이죠, 당신을 보면 그런 친구의 느낌이 들어요. 당신 친구 같은 사람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켄자키는 웃으면서 말했다. 제 앞의 있는 사람이, 그리운 친구임을 알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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