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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카와 하지메] 겨울은 춥다

※ 2018. 10. 28 특촬 1일 전력 주제 - 네가 없는 풍경, 초겨울, 사진
※ 정준일 - 겨울에서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 최종화 이후의 이야기. 드씨 설정 있음.





가을과 겨울의 어디 즈음이었을까. 그 때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눈 앞에 있었다.
그러나 풍경만큼 너와 나는 아름답지 않았다. 아니, 아름답다기 보다는 우울했다. 나무들과 땅은 노란색이지만, 하늘은 너무나도 시리고 슬프도록 푸른빛이었다.
매일매일 여기저기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너를 만났던 폐가, 다리 밑, 그리고.. 그 숲.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을 찍고 인화해보면 너는 없다. 그렇게도 아름다운 풍경에 네가 없다.


그 날, 네가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날. 커튼으로 가려진 어두운 방에 햇살이 들어오는 그 느낌이었다면 알까. 너는 그렇게 따뜻하고 상냥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렇게 우리가 떨어진 그 시간이 겨울만큼 차갑게 느껴진 건.
너의 따스한 손길을,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너의 이름을 부르면 웃으며 거기에 있을것 같아서, 목까지 올라온 네 이름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인간들과는 달리 죽지도 늙지도 않으니,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도 누그러지지 않을까,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너와 함께 있었던 그 1년이란 시간을, 긴 시간으로 덮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따스했다.

또 다시 겨울이 왔다. 너와 헤어진 그 날의 계절이 왔다. 이 겨울이 얼마나 지나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겨울의 끝에, 네가 있을까. 다시 한 번 네가 없는 바다 풍경의 사진에 너를 그린다. 너를 새긴다. 이 시린 바다에 너라는 따스함을 새긴다.

너를 만날때까지는, 내 마음은 여전히 너란 따스함이 새겨진 추운 겨울일 것이다. 그 겨울의 끝에서, 다시 너를 만나고 싶다.